에세이라는 것은 본래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날 것 그대로 써내려가는 것이기는 하지만
이 책, '산 자에게'에는 그 날 것의 느낌이 좀 더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.
작가로써, 한 사람으로써, 누군가의 자식으로써
숨기고 싶었을 것 같은 이야기조차 가감없이 쓰여있다.
나라면, 내가 마루야마 겐지였더라면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뺐을 것 같은 이야기까지도
자신이 말하지 않았더라면, 숨길 수 있었을 이야기들도 그는 이야기한다.
작가로써의 의무감인지
한 사람으로써의 용기인지는 모르겠으나
그런 솔직함에 매력을 느꼈다.
쓰여진 모든 부분에 다 공감할 수도, 동의 할 수도 없지만
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였고
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멈춰 선 채로 생각에 잠겼다.
쓰여진 문장만을 읽어내는 것이 아닌
그 안에 담겨 있는, 조금 깊이, 어떤 것은 아주 깊이 묻어 놓은 그런 숨은 의도까지
읽어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.
내가 잘 읽어 낸 건지
어느 정도 읽어내는 데 성공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
적어도, 그가 말하고자 한 '산 자'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 것 같다.
이 책을 읽음으로써
내가 그러한 '산 자'로써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건지 아닌지에 대해서도
깊이 생각해보는 그런 기회가 되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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